오늘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사실 놀란 감독의 시간 여행의 시리즈는 테넷이 아닌 메멘토로 시작해야지 맞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메멘토로 이야기를 시작한다면 이 영화를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거라고 장담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테넷으로 시작해서 메멘토를 거쳐 인터스텔라로 끝내려고 한다.
이 글에서는 메멘토와 인터스텔라의 스포가 있다. 두 영화를 먼저 보고 올 것을 추천한다.
테넷
테넷이란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 중에서 가장 어려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다면 엔딩을 이해할 수 없어서이다. 하지만 시간을 집중해서 다회차 관람한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저 시공간을 섞었을 뿐 내용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어렵지 않다. 이 글에서는 테넷에 대한 자세한 분석은 하지 않겠다. 충분히 많은 영상과 블로그에서 이미 분석했기 때문이다. 대신 메멘토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다루어보겠다.
놀란의 시간
놀란의 시간 시리즈는 다른 영화와는 큰 차별점이 있다. 바로 과거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영화의 경우 과거를 먼저 말하면서 미래를 향해 진행하지만, 놀란의 영화는 미래를 보여주고 과거를 향해 이야기를 진행한다. 우리는 끝없이 이야기에 과거를 상상하면서 봐야 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방식은 관객에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훌륭한 요소가 될 수 있겠지만 반대로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미궁에 빠트리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놀란의 영화가 주목 받는 이유는 멋진 효과들과 CG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그만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메멘토
사실 놀란의 시간을 다루는 영화를 보고 싶다면 메멘토를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미 다크나이트와 인터스텔라 등을 통해 놀란 감독을 접한 사람들은 아마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다소 지루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사실 메멘토는 지금의 놀란 감독의 보여주는 멋진 미장센이 잘 드러난 영화는 아니다. 그런데도 이 영화는 놀란 감독의 시간 여행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면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메멘토 줄거리
아내가 살해당한 이후 선행성 기억 상실증에 걸린 셀비는 자기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여정을 떠난다.
그가 이런 기억 상실증을 극복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단 하나 메모이다. 그는 자신의 기억과 다른 사람의 말이 아닌 자신의 메모를 전적으로 의지하여 자기 아내를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서는데, 그런 그를 애인을 잃은 경험이 있는 나탈리라는 여성이 동정심으로 그를 도와준다. 물론 그를 도와주는 사람은 나탈리뿐만은 아니다. 테디라고 불리는 비밀경찰 역시 그를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셀비는 이를 믿지 못하고 결국 테디를 죽이게 된다.
물론 셀비가 완전히 메모만을 의지하는 것은 아니었다. 셀비는 과거의 기억은 가지고 있다. 그 과거의 기억은 새미라는 사람을 보험조사관 신분으로 조사한 내용이다. 새미 역시 셀비와 같이 선행성 기억 상실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셀비는 새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새미는 과거에 습관처럼 하는 일은 잊어버리지 않으며, 매일 찾아가는 자신을 알아보는 눈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충격 실험을 고안하게 된다. 대부분의 선행성 기억 상실증 환자는 특정한 도형에서 특정한 충격을 주는 훈련을 지속하면 기억하기에 고안한 것이다. 그런데 새미는 이에 대한 반응이 없었다. 그러므로 셀비는 새미가 문제없다고 결론 내렸다. 이런 결론을 들은 새미의 부인은 셀비에게 정말 문제가 없는 건지 물어보았고 이를 마지막 실험으로 여긴 셀비는 문제가 없다고 대답했다. 이 말은 들은 새미의 부인은 새미가 평소에 당뇨병 주사를 놔주는 걸 이용해 정말 기억한다면 자신에게 여러 번 놓지 않을 거라는 믿음으로 그에게 주사를 맞을 시간이라고 10분마다 말을 했고, 새미는 계속 주사를 놔주었다. 이로 인해 새미의 부인은 사망했다.
후에 테디는 이 보험조사의 기억은 셀비 자신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물론 셀비는 이를 믿지 못하고, 그를 거짓말쟁이라고 기록한다.
메멘토 분석
메멘토는 어떤 면에서 테넷과 매우 유사하다, 영화의 전반에 걸쳐 순행하는 방향의 스토리와 역행하는 방향의 스토리를 교차하여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관객은 순행의 스토리와 역행의 스토리를 모두 기억하며, 영화가 끝난 이후 이를 다시 조합하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놀란 감독은 흑백과 컬러라는 색을 통해 순행과 역행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컬러는 역행, 흑백은 순행이다. 따라서 우리는 셀비가 테디를 죽인 스토리부터 내용을 전개하게 된다. 그와 동시에 우리는 흑백의 내용을 통해 테디를 만나게 된 배경을 듣게 된다.
이제부터 결말을 분석해보겠다. 먼저 이 영화를 다 보게 되면 의문이 생길 수 있다.
테디는 진짜 경찰이었을까?
사실 이에 대한 사실관계는 확인할 수 없다. 이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내용은 없기 때문이다.
그럼 셀비는 아내에 대한 복수를 이미 진행했는가?
이는 테디의 말이기 때문에 사실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영화에서의 셀비는 만약 복수를 한다면 그것을 자기의 왼쪽 가슴에 문신으로 그린다고 말한 바 있다. 테디가 복수에 성공했다고 보여주는 사진을 통해 그가 손으로 왼쪽 가슴을 가르키고 있었기 때문에 복수를 성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셀비는 자신이 복수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을까?
그는 테디의 사진을 통해 자신이 복수에 성공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테디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신을 이용했다는 사실 역시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셀비는 테디를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도록 자신을 속이게 된다.
이 영화에서의 셀비는 모두에게 이용당했다. 셀비는 자신을 이용한 테디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신에게 거짓 정보를 주는 방법으로 자신을 이용했다. 나탈리 역시 자기 애인의 죽음을 사주한 테디를 죽이기 위해 셀비를 이용하게 된다. 테디 역시 자신이 쫓고 있는 나탈리의 애인을 죽이기 위해 셀비를 이용하게 된다.
인터스텔라
인터스텔라라는 영화는 놀란의 시간을 다룬 영화 중 가장 쉬운 영화라고 생각한다. 사실 앞서서 말한 2편의 영화와는 다르게 시간의 역순이 중요하게 들어나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쿠퍼가 자기자신과 부딪치는 장면들을 통해서 이 역시 놀란의 시간을 다룬 영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터스텔라 줄거리
머지않은 미래인 2067년, 인류는 악화되는 기상환경과 병충해로 인해 식량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재배가 가능한 식물은 하루하루 줄어가고 있으며, 이따금 불어오는 대형 모래 폭풍 때문에 사방이 흙먼지투성이다. 이 때문에 지구는 무정부 사태에 들어가게 되었다. 전직 조종사 겸 엔지니어인 현직 농부 쿠퍼는 아내를 잃고 장인과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쿠퍼의 딸 머피가 자신의 방에 생긴 유령이 만든 모래 줄무늬를 쿠퍼에게 말하게 된다. 쿠퍼는 귀신은 없다면서 이를 분석한다. 그러자 좌표가 나왔다. 이를 본 쿠퍼는 그 좌표로 차를 타고 이동했다. 그 공간에는 비밀 연구를 하고 있던 NASA의 기지를 있었다. 때마침 쿠퍼를 박사는 라자로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하며 그를 우주비행사로 초청한다.
라자로 프로젝트는 토성의 웜홀을 통과하여 다른 적당한 행성을 찾아서 지구의 사람들을 모두 태우고 그 행성으로 이주하는 플랜A와 그 행성에 지구인을 복제하는 플랜B의 방법이있다. 플랜B는 인류의 존속은 가능하지만, 지구에 있는 사람이 모두 죽는다는 단점이 있다. 플랜A 역시 중력방정식을 풀어야만 실현 가능하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오랜 고민 끝에 쿠퍼는 우주비행사로 지원하기로 결심하고, 아들과 딸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지구를 떠나게 된다.
쿠퍼는 밀러 행성으로 가기 위한 웜홀을 지나는 중 이상 현상을 발견하지만 그것을 지나치게된다. 이후 쿠퍼일행은 밀러와 만 행성을 방문하며, 만 행성에 잠들어있는 만 박사를 깨우게 된다. 하지만 깨어난 만 박사는 뜻밖에 이야기를 전하게 된다. 플랜A의 경우 중력방정식을 풀기 위해 블랙홀을 관측해야하기 때문에 플랜B 가 유일한 방법이었다는 것이다. 이를 알게된 쿠퍼는 블랙홀로 들어가는 결정을 하게 된다. 블랙홀에 들어간 쿠퍼는 과거의 자신의 보게되고, 처음 웜홀을 통과 할때 생긴 이상현상이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이후 쿠퍼가 블랙홀에 대한 정보를 지구로 보내준다. 지구에 있는 사람들은 쿠퍼의 정보로 중력방정식을 풀게되고, 지구에 모든 사람을 태운 우주선은 지구를 떠나게된다.
이 글을 마무리하며
놀란의 시간을 다룬 이 3편의 영화는 모두 미래에 행동이 과거와 유기적인 관계를 만든다는 공통점이있다. 이러한 내용은 다른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놀란 만의 이야기 였다. 그래서 내용이 길어지더라도 꼭 3편을 한번에 다루고 싶었다. 한편 한편 너무 재미있고 훌륭한 영화라서 한편씩 다루어도 좋았었을 것 같다.
- 평점
- 8.3 (2001.08.24 개봉)
-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 출연
- 가이 피어스, 캐리 앤 모스, 조 판톨리아노, 마크 분 주니어, 러스 페가, 조자 폭스, 스티븐 토보로스키, 해리엇 샌섬 해리스, 토마스 레넌, 칼럼 키스 레니, 킴벌리 캠벨, 마리앤느 무엘러를리, 래리 홀든
- 평점
- 8.0 (2014.11.06 개봉)
-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 출연
- 매튜 맥커너히, 앤 해서웨이, 마이클 케인, 제시카 차스테인, 캐시 애플렉, 맥켄지 포이, 빌 어윈, 토퍼 그레이스, 맷 데이먼, 데이빗 기야시, 웨스 벤틀리, 레아 케인즈, 조시 스튜어트, 엘렌 버스틴, 존 리스고, 티모시 샬라메, 데이빗 오예로워, 콜렛 울프, 프란시스 X. 맥카티, 앤드류 보바, 윌리엄 드베인, 제프 헤프너, 레나 지오가스, 엘예스 가벨, 브룩 스미스, 러스 페가, 마크 케시미르 다이니위츠, 말론 샌더스, 그리픈 프레이저, 플로라 놀란, 리암 디킨슨
- 평점
- 6.8 (2020.08.26 개봉)
-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 출연
- 존 데이비드 워싱턴, 로버트 패틴슨, 엘리자베스 데비키, 딤플 카프디아, 케네스 브래너, 마이클 케인, 마틴 도노반, 클레멘스 포시, 덴질 스미스, 제레미 테오발트, 로리 셰퍼드, 유리 콜로콜니코프, 잭 커트모어 스콧, 히메쉬 파텔, 앤서니 몰리나리, 애덤 크로퍼, 아론 테일러-존슨, 피오나 두리프, 앤드류 하워드, 조나단 캠프, 웨스 채텀, 마크 크레닉
'나만의 시네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만의 시네필] 반전의 아버지 -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로베르트 비네) (0) | 2023.01.30 |
---|---|
[나만의 시네필] 내가 존경하는 작품 - 서치(아니쉬 차간티) (0) | 2023.01.28 |